주사위 두 개를 던져 눈의 합이 7이 될 확률은 얼마일까요. 합은 2부터 12까지 열한 가지이니 일까요.
아닙니다. 확률은 결과의 가짓수를 세는 것이 아니라 일어날 수 있는 경우를 세는 것입니다. 합이 2가 되는 길은 하나뿐이지만 7이 되는 길은 여럿이니까요.
그러니 먼저 일어날 수 있는 것을 하나도 빠뜨리지 않고 적어 놓아야 합니다. 그렇게 모아 놓은 것을 다루는 말부터 만듭니다.
모아 놓은 것을 다루는 말 — 집합
무엇이 그 안에 들어 있는지가 분명하게 정해지는 모임을 집합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그 안에 든 것 하나하나를 원소라고 합니다.
중괄호 안에 원소를 늘어놓는 것이 집합을 적는 가장 기본적인 방법입니다. 가 의 원소라는 것은 로 적습니다. 아니면 처럼 빗금을 긋습니다. 9번 글에서 이 기호들을 소리 내어 읽는 법을 실었으니 읽는 법은 그쪽에 두고, 여기서는 뜻과 계산을 봅니다.
을 바탕으로 두고 를 짝수, 를 3의 배수라고 합시다.
의 원소가 전부 에도 들어 있으면 를 의 부분집합이라고 하고 로 적습니다.
이제 집합끼리의 연산 셋입니다.
| 이름 | 기호 | 뜻 | 여기서는 |
|---|---|---|---|
| 합집합 | 둘 중 하나에라도 든 것 | ||
| 교집합 | 둘 다에 든 것 | ||
| 여집합 | 안에서 가 아닌 것 |
이렇게 바탕을 네모로, 집합을 원으로 그린 그림을 벤 다이어그램이라고 합니다. 두 원이 겹치는 자리가 교집합입니다.
17번 글에서 와 를 동시에 만족하는 자리를 "겹치는 구간"이라고만 부르고 넘어갔습니다. 그 겹치는 자리의 이름이 교집합입니다.
원소가 하나도 없는 집합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안에서 7의 배수이면서 짝수인 것은 없습니다. 이것을 공집합이라 하고 으로 적습니다.
원소의 개수를 세는 세로줄
집합 의 원소 개수를 로 적습니다. 위의 예에서는 이렇습니다.
여기서 한 가지를 못 박고 갑니다. 10번 글에서 같은 세로줄 두 개를 절댓값으로 썼습니다 — 처럼요. 같은 기호인데 뜻이 다릅니다. 안에 든 것이 수면 절댓값이고, 집합이면 원소 개수입니다.
수학에서는 같은 기호를 대상에 따라 다른 뜻으로 쓰는 일이 흔합니다. 안에 무엇이 들어 있는지를 보고 판단해야 합니다. 44번 · 행렬식과 역행렬에서 이 세로줄이 또 한 번 다른 뜻으로 나옵니다.
세 개수 사이에는 관계가 하나 있습니다.
실제로 입니다. 와 를 그냥 더하면 겹친 자리인 을 두 번 세게 되므로 한 번 빼 주는 것입니다.
시행과 표본공간과 사건
이제 확률의 말을 셋 세웁니다.
해 보기 전에는 결과를 알 수 없지만 어떤 결과들이 나올 수 있는지는 아는 것을 시행이라고 합니다. 주사위를 던지는 것, 동전을 던지는 것, 상자에서 공을 하나 꺼내는 것이 시행입니다.
시행에서 일어날 수 있는 결과를 전부 모은 집합을 표본공간이라 하고 로 적습니다. 주사위 하나를 던지면
그리고 우리가 관심을 두는 결과들의 모임, 즉 의 부분집합을 사건이라고 합니다. "짝수가 나온다"는 사건은
말로 된 물음을 집합으로 바꿔 적는 것이 이 절의 전부입니다. "짝수가 나올 확률"은 이제 " 의 원소가 몇 개인가"라는 세는 문제가 되었습니다.
확률을 정하는 두 관점
확률을 정하는 방법은 둘입니다.
하나. 결과들이 똑같이 잘 나온다고 볼 수 있으면 세어서 나눕니다.
주사위의 짝수라면 입니다. 12번 글의 말로 하면 전체에 대한 부분의 비율이고, 그래서 확률은 늘 0과 1 사이의 수입니다.
둘. 똑같이 잘 나온다고 볼 수 없으면 여러 번 해 보고 비율을 봅니다. 찌그러진 압정을 만 번 던져 뾰족한 쪽이 6,200번 위를 봤다면 그 확률을 로 잡습니다. 이렇게 실제로 해 본 횟수에 대한 비율을 상대도수라고 합니다.
두 관점은 어긋나지 않습니다. 멀쩡한 주사위를 아주 많이 던지면 짝수의 상대도수가 근처로 갑니다. 이 글에서 다루는 것은 첫 번째 관점, 즉 표본공간을 손으로 다 적을 수 있는 경우입니다.
확률의 기본 성질 셋
세는 것에서 곧바로 따라 나오는 성질들입니다.
하나. 확률은 0과 1 사이입니다. 는 의 부분집합이므로 는 0 이상 이하입니다.
둘. 여사건의 확률은 1에서 뺀 것입니다. 가 아닌 경우의 수는 전체에서 를 뺀 것이니까요.
"적어도 하나"를 묻는 물음에서 특히 쓸모가 큽니다 — 그 반대말인 "하나도 없다"가 훨씬 세기 쉬울 때가 많기 때문입니다.
셋. 두 사건 중 하나라도 일어날 확률은 더하고 겹친 것을 뺍니다. 개수에서 본 그 관계를 전체로 나눈 것입니다.
이것을 확률의 덧셈정리라고 합니다.
두 사건이 함께 일어날 수 없으면, 즉 이면 두 사건이 배반이라고 합니다. 배반이면 뺄 것이 없으므로 그냥 더하면 됩니다.
주사위 두 개 — 서른여섯 칸을 다 적는다
이제 처음의 물음으로 돌아갑니다. 주사위 두 개를 던졌을 때의 표본공간부터 적어야 합니다.
첫 주사위가 무엇이 나오든 둘째 주사위는 여섯 가지가 될 수 있습니다. 첫 주사위가 여섯 가지이므로 표본공간은 여섯 줄에 여섯 칸씩, 서른여섯 칸입니다.
합이 7인 칸을 세어 보면 여섯입니다 — 입니다.
처음에 떠올린 과 다릅니다. 합이라는 결과 열한 가지는 똑같이 잘 나오지 않기 때문입니다 — 합이 2인 칸은 하나뿐인데 합이 7인 칸은 여섯입니다.
합이 10 이상인 칸도 여섯입니다 — 10이 셋, 11이 둘, 12가 하나입니다.
덧셈정리를 표 위에서 확인한다
를 "첫 주사위가 1", 를 "합이 7"이라고 합시다. 표에서 는 맨 윗줄 여섯 칸이고 는 파란 칸 여섯입니다. 겹치는 칸은 하나입니다.
표에서 맨 윗줄과 파란 칸을 합쳐 세어 보면 정말 열한 칸입니다.
여사건으로 세는 편이 쉬운 경우
"적어도 하나가 6"인 확률을 구해 봅시다. 곧이곧대로 세면 맨 아랫줄 여섯 칸과 맨 오른쪽 줄 여섯 칸인데 모서리 이 겹칩니다. 반대를 세는 편이 낫습니다.
반대는 "둘 다 6이 아니다"입니다. 첫 주사위가 다섯 가지, 둘째도 다섯 가지이므로 스물다섯 칸입니다.
표가 여섯 줄 여섯 칸인 것이 우연이 아니라는 점을 눈여겨봐 두세요. 앞의 것이 여섯 가지고 뒤의 것이 여섯 가지라 곱해서 서른여섯입니다. 이 방식으로 세는 것에 이름을 붙이고 표를 못 그릴 만큼 큰 경우까지 밀고 가는 것은 39번 · 세는 법의 몫입니다.
동전 세 번 — 갈래를 그린다
표가 맞지 않는 경우도 있습니다. 동전을 세 번 던지면 매번 갈래가 둘이라 갈래를 나뭇가지처럼 그려 나가는 것이 낫습니다.
이런 그림을 나무그림이라고 합니다. 끝까지 따라가면 잎이 여덟 개이므로 입니다.
앞면이 정확히 두 번 나오는 잎을 세면 셋입니다 — 앞앞뒤, 앞뒤앞, 뒤앞앞입니다.
"적어도 한 번 앞면"은 여사건으로 갑니다. 반대는 세 번 다 뒷면인 잎 하나뿐입니다.
연습 문제
연습 1 — 집합
, 는 4의 배수, 는 12의 약수입니다.
와 를 원소를 늘어놓아 적기
, 입니다.와 , 그리고 각각의 원소 개수
로 2개, 로 7개입니다. 로 맞습니다.의 원소 개수
이고 이므로 개입니다.
연습 2 — 주사위 두 개
위의 서른여섯 칸 표를 보고 세면 됩니다.
두 눈의 곱이 12일 확률
네 칸이므로 입니다.두 눈이 서로 같을 확률
왼쪽 위에서 오른쪽 아래로 가는 대각선 여섯 칸이므로 입니다.합이 5 이하일 확률
합이 2인 칸 1개, 3인 칸 2개, 4인 칸 3개, 5인 칸 4개로 모두 10칸입니다. 입니다.
연습 3 — 여사건과 덧셈정리
동전을 네 번 던져 적어도 한 번 뒷면이 나올 확률
표본공간은 가지입니다. 반대인 "네 번 다 앞면"은 한 가지뿐이므로 입니다.주사위 두 개에서 "합이 6"이거나 "두 눈이 같다"일 확률
합이 6인 칸이 5개, 같은 칸이 6개, 둘 다인 칸은 하나입니다. 입니다., , 일 때 와 둘 다 일어나지 않을 확률
입니다. 둘 다 안 일어나는 것은 의 여사건이므로 입니다.
정리
- 집합은 무엇이 들어 있는지가 분명한 모임이고, 안에 든 것이 원소입니다. , , , , 여집합, 공집합 여섯을 벤 다이어그램으로 갈랐습니다. 17번 글에서 "겹치는 구간"이라 부른 것이 교집합입니다.
- 는 원소 개수입니다. 같은 세로줄이 수 앞에서는 절댓값이었습니다 — 안에 든 것이 무엇인지를 보고 뜻을 정합니다.
- 시행은 결과를 미리 알 수 없지만 가짓수는 아는 것, 표본공간 는 일어날 수 있는 결과를 전부 모은 집합, 사건은 그 부분집합입니다.
- 결과가 똑같이 잘 나오면 이고, 그렇지 않으면 여러 번 해서 상대도수를 봅니다.
- , 여사건 , 덧셈정리 셋이 기본 성질입니다. 함께 일어날 수 없는 두 사건을 배반이라 하고, 그때는 뺄 것이 없습니다.
- 주사위 두 개는 서른여섯 칸을 다 적어 셉니다. 합이 7일 확률도 합이 10 이상일 확률도 입니다. "적어도 하나"는 여사건이 훨씬 세기 쉽습니다.
- 갈래가 되풀이되는 시행은 나무그림으로 적습니다. 동전 세 번이면 잎이 여덟입니다.
여기까지는 아무 조건 없이 세었습니다. 다음 글은 조건을 하나 겁니다 — "둘 중 하나가 6이라는 것을 이미 알고 있다면" 확률이 어떻게 달라질까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