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

MATH / 초급 4번

자연수의 사칙연산과 자릿수: 세로셈이 자리를 맞추는 이유

3705가 자리마다 다른 값을 뜻한다는 데서 시작해, 받아올림과 받아내림이 무엇인지, 곱셈 세로셈의 두 줄이 왜 그렇게 생겼는지, 몫과 나머지가 무엇인지를 손으로 세웁니다.

PALDYN Team38 MIN READ

지난 글까지 세 편이 수학을 읽고 쓰는 법이었습니다. 이제 계산으로 들어갑니다.

첫 자리는 자연수 — 1, 2, 3처럼 물건을 셀 때 쓰는 수입니다. 구구단을 다시 외우자는 것이 아닙니다. 이 글이 답하려는 문제는 다른 것입니다. 세로셈은 왜 자리를 맞춰 쓸까요. 학교에서는 "그렇게 하는 것"이라고 배우고 넘어가는데, 이유가 있습니다. 그리고 그 이유를 알면 받아올림·받아내림·곱셈 세로셈의 여러 줄이 전부 같은 하나에서 나온다는 것이 보입니다.

자릿값과 위치 기수법

숫자 네 개를 나란히 적은 37053705 는 무엇을 뜻할까요.

자릿값

3705=3×1000+7×100+0×10+5×13705 = 3 \times 1000 + 7 \times 100 + 0 \times 10 + 5 \times 1

같은 숫자라도 어느 자리에 앉았느냐가 값을 정합니다. 3이 천의 자리에 있으니 3000을 뜻하고, 만약 백의 자리에 있었다면 300을 뜻했을 것입니다. 이렇게 자리로 값을 정하는 방식을 위치 기수법이라고 부릅니다.

여기서 두 가지가 따라 나옵니다.

0은 값이 아니라 자리를 지키는 표시입니다. 37053705 의 0은 "십의 자리에 아무것도 없다"를 뜻하지만, 그 자리를 비워 둔 채로 375375 라고 적으면 3과 7이 한 자리씩 내려앉아 완전히 다른 수가 됩니다. 0은 아무 값도 더하지 않으면서 다른 숫자들을 제자리에 붙들어 놓는 일을 합니다.

자리가 하나 올라가면 값이 10배입니다. 일의 자리에서 십의 자리로 올라가면 10배, 십에서 백으로 또 10배. 그래서 55 를 십의 자리로 옮겨 적은 5050 은 55 의 10배입니다.

이 두 문장이 아래 나올 모든 것의 바탕입니다.

10은 약속이다

자리가 올라갈 때마다 10배가 되는 것은 수가 원래 그렇게 생겨서가 아닙니다. 열 개가 모이면 윗자리로 올린다고 약속했기 때문입니다. 손가락이 열 개라 그렇게 굳었다는 이야기가 있을 만큼, 이것은 수의 성질이 아니라 적는 방식입니다.

몇 개가 모여야 올릴지를 정하는 그 수를 밑이라고 부릅니다. 우리가 늘 쓰는 것은 밑이 10인 십진법이고, 밑을 2로 잡으면 이진법, 16으로 잡으면 십육진법입니다. 얼개는 셋이 똑같습니다 — 자리마다 값이 정해져 있고, 한 자리에는 밑보다 작은 숫자만 적고, 그보다 많이 모이면 윗자리로 올립니다.

밑 이름 한 자리에 적는 숫자 자리의 값
10 십진법 0~9 1, 10, 100, 1000
2 이진법 0, 1 1, 2, 4, 8
16 십육진법 09, AF 1, 16, 256, 4096

13을 두 가지로 적기

같은 수를 두 밑으로 적어 보면 "자리마다 값이 정해져 있다"는 문장이 손에 잡힙니다. 1313 을 이진법으로 적으면 11011101 입니다.

13을 십진 자리와 이진 자리로 나란히 펴 놓은 그림

자리의 값을 8, 4, 2, 1로 놓고 자리마다 든 숫자를 곱해 더해 봅니다.

1×8+1×4+0×2+1×1=131 \times 8 + 1 \times 4 + 0 \times 2 + 1 \times 1 = 13

십진법에서 37053705 를 편 것과 똑같은 모양입니다. 자리의 값이 1000·100·10·1에서 8·4·2·1로 바뀌었을 뿐이지요. 거꾸로 1313 에서 11011101 을 만들려면 큰 자리부터 덜어 냅니다 — 8을 빼면 5가 남고, 4를 빼면 1이 남고, 2는 못 빼니 0, 1을 빼면 0. 위에서부터 읽으면 11011101 입니다.

이 글의 나머지는 전부 십진법 이야기입니다. 밑을 꺼낸 것은 10이 특별한 수여서가 아니라 약속이라는 것을 한 번 보고 가기 위해서입니다.

받아올림과 받아내림

476+258476 + 258 을 세로로 적어 봅니다.

    476
  + 258
  -----
    734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자리별로 폅니다.

  • 일의 자리: 6+8=146 + 8 = 14. 그런데 한 자리에는 0부터 9까지만 적을 수 있습니다. 14는 10이 하나에 4가 남은 것이므로, 4를 일의 자리에 적고 10 하나는 십의 자리로 올려 보냅니다. 이것이 받아올림입니다.
  • 십의 자리: 7+5=127 + 5 = 12 에 올라온 1을 더해 13. 다시 10이 하나에 3이 남았으니 3을 적고 1을 백의 자리로 올립니다.
  • 백의 자리: 4+2=64 + 2 = 6 에 올라온 1을 더해 7.

받아올림은 규칙이 아니라 자릿값 그 자체입니다. 십의 자리 1은 10을 뜻하므로, 일의 자리에 10이 모였을 때 십의 자리에 1을 적는 것은 같은 값을 다르게 적은 것뿐입니다.

476 + 258의 받아올림

뺄셈은 그 반대입니다. 502−247502 - 247 을 봅니다.

    502
  - 247
  -----
    255
  • 일의 자리: 2−72 - 7 을 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윗자리에서 10을 빌려 옵니다. 그런데 십의 자리가 0이라 거기서도 빌릴 것이 없으니, 백의 자리에서 100을 빌려 십의 자리에 10을 세워 둡니다. 이제 십의 자리에서 10을 빌려 오면 일의 자리는 12가 되고 12−7=512 - 7 = 5.
  • 십의 자리: 10을 세워 두었다가 하나를 빌려줬으니 9가 남았습니다. 9−4=59 - 4 = 5.
  • 백의 자리: 5에서 하나를 빌려줬으니 4. 4−2=24 - 2 = 2.

255255 입니다. 이것이 받아내림이고, 받아올림을 거꾸로 한 것뿐입니다 — 윗자리 하나는 아랫자리 열입니다.

연달아 나는 자리

받아올림은 한 번으로 끝나지 않을 수 있습니다. 999+1999 + 1 을 보면 일의 자리에서 9+1=109 + 1 = 10 이라 0을 적고 1을 올리는데, 십의 자리도 9+1=109 + 1 = 10 이라 또 올리고, 백의 자리도 마찬가지입니다. 세 번 연달아 올라간 끝에 천의 자리가 새로 생겨 10001000 이 됩니다.

1000−11000 - 1 은 이것을 거꾸로 돌린 것입니다. 일의 자리에서 빌리려는데 십의 자리도 백의 자리도 0이라 빌릴 것이 없어, 천의 자리까지 올라갔다가 한 칸씩 내려오며 9를 세워 둡니다. 답은 999999 이고, 9가 셋 서 있는 것은 빌리느라 지나온 자리가 셋이기 때문입니다.

연달아 나는 자리가 실수가 가장 잦은 곳입니다. 한 자리만 보고 있으면 올린 1을 다음 자리에 안 더하거나, 빌려준 자리를 1 줄이는 것을 잊습니다. 자리를 옮길 때마다 "올라온 것이 있나", "빌려준 적이 있나"를 한 번씩 확인하는 것이 유일한 예방입니다.

어림으로 자릿수 잡아 두기

계산을 시작하기 전에 답이 대충 얼마쯤일지 먼저 잡아 두면 크게 틀린 답을 그 자리에서 알아챕니다. 방법은 간단합니다 — 각 수를 가까운 어림수로 바꿔 머릿속으로 더합니다.

476+258476 + 258 은 500+250=750500 + 250 = 750 쯤입니다. 실제 답 734734 가 그 언저리이니 믿을 만합니다. 만약 답이 634634 나 12341234 로 나왔다면 어림과 100 넘게 벌어지므로 어딘가에서 받아올림을 놓친 것입니다.

어림은 답을 대신하지 못하지만 자릿수는 거의 틀리지 않습니다. 세 자리끼리 더하면 답은 세 자리이거나 네 자리이고, 그보다 크거나 작을 수 없습니다. 이 한 줄만 붙들고 있어도 자리를 밀어 쓴 실수가 걸러집니다.

뺄셈은 도로 더해 검산한다

뺄셈의 검산은 따로 외울 것이 없습니다. 답에 뺀 수를 도로 더해 처음 수가 나오면 맞습니다.

502−247=255502 - 247 = 255 를 확인해 봅니다. 255+247255 + 247 을 더하면 일의 자리 5+7=125 + 7 = 12, 십의 자리 5+4=95 + 4 = 9 에 올라온 1을 더해 10이라 0을 적고 또 올리고, 백의 자리 2+2=42 + 2 = 4 에 1을 더해 5. 502502 가 나왔으니 맞습니다.

이 검산이 좋은 이유는 틀린 계산을 다시 하는 것이 아니라 반대 방향으로 한 번 더 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같은 뺄셈을 두 번 하면 같은 실수를 두 번 하기 쉽지만, 더하기로 돌아오면 받아내림을 놓친 자리가 그대로 드러납니다.

자리를 맞춰 쓰는 이유

이제 맨 처음의 물음으로 돌아갑니다. 세로셈은 왜 오른쪽 끝을 맞춰 쓸까요. 같은 자리에 있는 것끼리만 더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일의 자리 6과 십의 자리 5를 더하는 것은 6과 50을 더하는 것이라 아무 뜻이 없습니다. 오른쪽 끝을 맞추는 것은 같은 자리끼리 세로로 만나게 하는 장치입니다.

한 칸 밀어 쓰면 얼마나 어긋나나

말로만 들으면 대수롭지 않아 보이니 실제로 밀어 써 봅니다. 476+258476 + 258 에서 아래 수를 실수로 한 칸 왼쪽에 적으면 더하는 것은 258258 이 아니라 25802580 이 됩니다.

476+2580=3056476 + 2580 = 3056

맞는 답 734734 와 23222322 나 벌어졌습니다. 한 칸이 10배이니 어긋남도 그만큼 큽니다. 자리를 밀어 쓴 실수는 조금 틀리는 것이 아니라 자릿수가 통째로 달라집니다 — 그래서 앞 절의 어림만 해 두어도 거의 다 걸립니다.

맞추는 기준은 오른쪽 끝이 아니다

자연수만 다루는 동안에는 "오른쪽 끝을 맞춘다"가 통합니다. 그런데 소수점이 들어오면 그 말이 깨집니다.

3.7+12.453.7 + 12.45

오른쪽 끝을 맞추면 3.73.7 의 7이 12.4512.45 의 5와 세로로 만나는데, 7은 소수 첫째 자리이고 5는 소수 둘째 자리라 값이 열 배 다릅니다. 맞춰야 하는 것은 끝이 아니라 소수점입니다.

    3.70
 + 12.45
 -------
   16.15

3.73.7 을 3.703.70 으로 적어 자리를 채우고 나면 다시 자연수 세로셈과 같아집니다. 규칙이 바뀐 것이 아니라 원래 규칙이 "같은 자리끼리"였고, 오른쪽 끝 맞추기는 자연수에서만 우연히 통하던 요령이었던 것입니다.

세 수 이상을 더할 때

두 수를 더할 때 올라가는 값은 언제나 1입니다. 한 자리 둘을 더해 봐야 9+9=189 + 9 = 18 이 최대라 십의 자리가 1을 넘지 않으니까요. 그런데 세 수를 더하면 달라집니다.

78+95+8778 + 95 + 87

일의 자리는 8+5+7=208 + 5 + 7 = 20 입니다. 0을 적고 2를 올립니다. 십의 자리는 7+9+8=247 + 9 + 8 = 24 에 올라온 2를 더해 26이니 6을 적고 또 2를 올립니다. 백의 자리에 2를 적어 260260 입니다.

올라오는 값이 1이라고 굳어 있으면 여기서 틀립니다. 올리는 수는 "10이 몇 개 모였는가"이므로 더하는 수가 많아지면 2도 3도 됩니다.

곱셈 세로셈의 두 줄

23×4523 \times 45 를 세로셈으로 하면 중간에 두 줄이 생깁니다. 그 두 줄이 무엇인지 봅니다.

자리별 곱

2323 은 20+320 + 3 이고 4545 는 40+540 + 5 입니다. 그러니 23×4523 \times 45 는 앞의 두 조각과 뒤의 두 조각을 모두 짝지어 곱한 뒤 더한 것입니다.

20×40=80020×5=1003×40=1203×5=15\begin{aligned} 20 \times 40 &= 800 \\ 20 \times 5 &= 100 \\ 3 \times 40 &= 120 \\ 3 \times 5 &= 15 \end{aligned}

넷을 더하면 800+100+120+15=1035800 + 100 + 120 + 15 = 1035 입니다.

세로셈의 두 줄이 바로 이 넷을 둘씩 묶은 것입니다.

  • 첫 줄 115115 는 23×523 \times 5 이고, 이는 100+15100 + 15 — 위 넷 중 둘째와 넷째입니다.
  • 둘째 줄 920920 은 23×4023 \times 40 이고, 이는 800+120800 + 120 — 첫째와 셋째입니다.

둘째 줄을 한 칸 왼쪽으로 밀어 쓰는 이유도 여기서 나옵니다. 그 줄은 40을 곱한 것이라 10배 자리에 앉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한 칸 미는 것이 곧 10배라는 것은 맨 앞에서 세운 문장 그대로입니다.

이렇게 큰 곱을 자리별 곱 여럿으로 쪼개 더하는 방식에는 이름이 붙어 있는데, 그 이름을 달고 음수의 부호까지 유도하는 것은 10번 · 수의 종류와 수직선의 몫입니다. 여기서는 세로셈이 왜 그렇게 생겼는지까지만 봅니다.

줄은 몇 개이고 곱은 몇 개인가

두 수의 자릿수를 알면 세로셈의 모양이 미리 정해집니다. 줄 수는 아래 수의 자릿수만큼이고, 자리별 곱의 수는 두 자릿수를 곱한 만큼입니다.

계산 세로셈 줄 수 자리별 곱의 수
두 자리 × 두 자리 2 4
세 자리 × 두 자리 2 6
세 자리 × 세 자리 3 9

23×4523 \times 45 가 두 줄에 곱 넷이었던 것이 표의 첫 줄입니다. 세 자리에 두 자리를 곱하면 줄은 그대로 둘인데 곱은 여섯으로 늘어납니다 — 줄 하나 안에서 곱해야 할 자리가 셋으로 늘었기 때문이지요.

자리가 0이면 한 줄이 통째로 빈다

203×45203 \times 45 를 자리별 곱 여섯으로 펴 봅니다.

× 40\times\,40 × 5\times\,5
200200 8000 1000
00 0 0
33 120 15

가운데 줄이 통째로 0입니다. 203203 의 십의 자리가 0이라 무엇을 곱해도 0이기 때문입니다. 나머지를 더하면 8000+1000+120+15=91358000 + 1000 + 120 + 15 = 9135 입니다.

여기서 조심할 것은 0인 자리를 없는 것으로 치고 건너뛰면 안 된다는 점입니다. 203203 을 2323 처럼 취급하면 백의 자리 2가 한 칸 내려앉아 답이 열 배 가까이 작아집니다. 0은 곱에 아무것도 안 보태지만 자리는 그대로 차지합니다.

곱의 자릿수 어림

덧셈에서처럼 곱셈도 답의 자릿수를 미리 잡을 수 있습니다. 가장 작은 경우와 가장 큰 경우를 보면 됩니다.

세 자리에 두 자리를 곱하면 가장 작은 것이 100×10=1000100 \times 10 = 1000 으로 네 자리이고, 가장 큰 것이 999×99=98901999 \times 99 = 98901 로 다섯 자리입니다. 그러니 답은 반드시 네 자리 아니면 다섯 자리입니다. 203×45=9135203 \times 45 = 9135 는 네 자리이니 통과합니다.

자릿수만 세는 것으로는 답이 맞는지까지는 모릅니다. 대신 답이 세 자리나 여섯 자리로 나왔다면 그것은 확실히 틀린 것이라, 줄을 밀어 쓴 실수 같은 것이 한 번에 걸립니다.

몫과 나머지

1717 을 55 로 나눕니다. 5씩 세 묶음을 만들면 15가 쓰이고 2가 남습니다.

17=5×3+217 = 5 \times 3 + 2

33 을 몫, 22 를 나머지라고 부릅니다. 그리고 여기에 반드시 붙는 조건이 있습니다.

나머지는 0 이상이고 나누는 수보다 작습니다. 위에서는 0≤2<50 \le 2 < 5 입니다. 왜 그래야 할까요. 만약 나머지가 5거나 그보다 크다면 묶음을 하나 더 만들 수 있다는 뜻이니, 몫을 덜 세었다는 말이 됩니다. 그러니 이 조건이 곧 "묶음을 최대한 만들었다"는 뜻입니다.

이 조건 덕분에 몫과 나머지는 한 쌍으로 딱 정해집니다. 17=5×2+717 = 5 \times 2 + 7 도 등식으로는 참이지만 7이 5보다 크므로 몫과 나머지로 인정하지 않습니다.

17을 5로 나눈 몫과 나머지

큰 수도 같습니다. 758÷6758 \div 6 을 자리별로 내려가며 합니다.

  • 백의 자리 7에서 6이 한 번. 몫의 백의 자리에 1을 적고 1이 남습니다.
  • 남은 1을 십의 자리로 내려 15. 6이 두 번(12)으로 몫의 십의 자리에 2, 3이 남습니다.
  • 남은 3을 일의 자리로 내려 38. 6이 여섯 번(36)으로 몫의 일의 자리에 6, 2가 남습니다.

758=6×126+2758 = 6 \times 126 + 2 이고 0≤2<60 \le 2 < 6 입니다. 검산은 곧장 됩니다 — 6×126=7566 \times 126 = 756, 여기에 2를 더하면 758.

나머지가 0이면 나누어떨어졌다고 말합니다. 이 한 줄이 다음 글의 출발점입니다.

나누는 수가 더 클 때

나누는 수가 나눠지는 수보다 크면 묶음을 하나도 못 만듭니다. 4÷94 \div 9 가 그렇습니다. 9씩 묶으려는데 4밖에 없으니 묶음이 0개이고 4가 통째로 남습니다.

4=9×0+44 = 9 \times 0 + 4

몫이 0이고 나머지가 원래 수 그대로입니다. 조건도 지켜집니다 — 0≤4<90 \le 4 < 9 이니까요. "나눌 수 없다"가 아니라 "몫이 0이다"라고 적는 것이 맞고, 이렇게 적어 두면 큰 수의 나눗셈에서 몫의 앞자리가 0이 되는 경우도 같은 규칙으로 처리됩니다.

나머지가 같은 것끼리

몫은 버리고 나머지만 쓰는 자리가 꽤 있습니다. 요일과 시계가 그렇습니다.

오늘이 수요일일 때 100일 뒤는 무슨 요일일까요. 요일은 7일마다 제자리로 돌아오니 100을 7로 나눕니다. 100=7×14+2100 = 7 \times 14 + 2 이므로 열네 바퀴를 돌고 2가 남습니다. 몫 14는 몇 바퀴를 돌았는지일 뿐이라 요일에는 아무 영향이 없고, 수요일에서 이틀 나아간 금요일이 답입니다.

시계도 같습니다. 지금 9시일 때 8시간 뒤는 9+8=179 + 8 = 17 인데, 12시간마다 제자리로 오므로 17=12×1+517 = 12 \times 1 + 5 에서 5시입니다. 이런 계산에서 우리가 실제로 쓰는 것은 몫이 아니라 나머지이고, 그래서 나머지가 같은 수들을 한 덩어리로 묶어 보는 눈이 생깁니다 — 100일 뒤든 107일 뒤든 나머지가 2로 같으니 요일도 같습니다.

나머지만 필요할 때

나머지만 알면 되는데 수가 크면 몫을 끝까지 구할 필요가 없습니다. 왼쪽 자리부터 내려가며 나머지만 들고 가면 됩니다.

37053705 를 7로 나눈 나머지를 구해 봅니다.

  • 3을 7로 나누면 나머지 3.
  • 남은 3에 다음 숫자 7을 붙여 37. 7로 나누면 37=7×5+237 = 7 \times 5 + 2 라 나머지 2.
  • 남은 2에 다음 숫자 0을 붙여 20. 20=7×2+620 = 7 \times 2 + 6 이라 나머지 6.
  • 남은 6에 다음 숫자 5를 붙여 65. 65=7×9+265 = 7 \times 9 + 2 라 나머지 2.

나머지는 2입니다. 실제로 3705=7×529+23705 = 7 \times 529 + 2 이니 맞습니다. 들고 다닌 수가 한 번도 두 자리를 넘지 않았다는 점이 이 방법의 전부입니다 — 큰 수를 통째로 상대하지 않고 자리마다 작게 줄여 가는 것이지요.

순서와 큰 수 읽기

자리를 바꾸는 것과 묶는 순서를 바꾸는 것

덧셈과 곱셈은 두 수의 자리를 바꿔도 값이 같습니다 — 3+5=5+33 + 5 = 5 + 3, 3×5=5×33 \times 5 = 5 \times 3. 그리고 셋 이상일 때 어느 둘을 먼저 묶든 값이 같습니다 — (2+3)+4=2+(3+4)(2 + 3) + 4 = 2 + (3 + 4), (2×3)×4=2×(3×4)(2 \times 3) \times 4 = 2 \times (3 \times 4).

둘은 비슷해 보이지만 다른 성질입니다. 앞은 두 수의 순서에 대한 것이고 뒤는 괄호의 위치에 대한 것이니까요. 그래서 한쪽만 성립하는 자리도 있습니다.

뺄셈과 나눗셈은 둘 다 안 됩니다. 5−3=25 - 3 = 2 이지만 3−53 - 5 는 자연수 안에서는 답이 아예 없고, (10−4)−3=3(10 - 4) - 3 = 3 인데 10−(4−3)=910 - (4 - 3) = 9 로 괄호를 옮기면 값이 달라집니다. 2번 · 식을 읽는 순서에서 '같은 칸이면 왼쪽부터'라는 규칙이 필요했던 이유가 정확히 이것입니다. 이 성질들에 각각 이름이 붙는 것은 위에서 미뤄 둔 자리별 곱의 이름과 함께입니다.

콤마는 셋, 우리말은 넷

큰 수에는 세 자리마다 콤마를 찍습니다 — 1,234,5671{,}234{,}567. 그런데 우리말로 읽을 때는 네 자리마다 끊습니다. 끊는 자리가 서로 달라서 콤마를 따라 읽으면 자꾸 걸립니다.

12,345,67812{,}345{,}678

콤마대로면 12 · 345 · 678 세 덩어리인데, 읽을 때는 뒤에서 네 자리씩 끊어 12341234 와 56785678 로 갈라 "천이백삼십사만 오천육백칠십팔"이라고 읽습니다. 콤마는 영어의 thousand·million에 맞춰 찍은 표시이고 우리말의 만·억과는 무관합니다.

그래서 큰 수를 읽어야 할 때는 콤마를 무시하고 오른쪽 끝에서 네 자리씩 다시 끊는 것이 확실합니다.

만·억·조·경

네 자리씩 올라가는 이름이 차례로 붙어 있습니다.

이름 0의 개수 앞 이름과의 관계
만 4 —
억 8 만이 만 번
조 12 억이 만 번
경 16 조가 만 번

한 칸 올라갈 때마다 0이 넷씩 붙고, 그것은 만 배라는 뜻입니다. 큰 수를 만날 때 0의 개수를 넷씩 끊어 세면 자리를 잃지 않습니다.

연습 문제

연습 1 — 자릿수로 펴기

다음 다섯 수를 자릿값의 합으로 펴서 적으세요.

  1. 28602860
    2×1000+8×100+6×10+0×12 \times 1000 + 8 \times 100 + 6 \times 10 + 0 \times 1
  2. 40094009
    4×1000+0×100+0×10+9×14 \times 1000 + 0 \times 100 + 0 \times 10 + 9 \times 1
  3. 5130251302
    5×10000+1×1000+3×100+0×10+2×15 \times 10000 + 1 \times 1000 + 3 \times 100 + 0 \times 10 + 2 \times 1
  4. 700700
    7×1007 \times 100
  5. 6800068000
    6×10000+8×10006 \times 10000 + 8 \times 1000

연습 2 — 이진법으로 적고 되읽기 넷

자리의 값을 8, 4, 2, 1로 두고 큰 자리부터 덜어 내며 적으세요.

  1. 1010 을 이진법으로 적으세요.
    8을 빼면 2가 남고, 4는 못 빼니 0, 2를 빼면 0, 1은 못 빼니 0입니다. 10101010.
  2. 77 을 이진법으로 적으세요.
    8은 못 빼니 0, 4를 빼면 3, 2를 빼면 1, 1을 빼면 0입니다. 01110111 이고 앞의 0을 떼면 111111.
  3. 이진법 10011001 은 얼마인가요.
    1×8+0×4+0×2+1×1=91 \times 8 + 0 \times 4 + 0 \times 2 + 1 \times 1 = 9.
  4. 이진법 11101110 은 얼마인가요.
    1×8+1×4+1×2+0×1=141 \times 8 + 1 \times 4 + 1 \times 2 + 0 \times 1 = 14.

연습 3 — 세로셈 덧셈 다섯

  1. 374+268374 + 268
    642
  2. 389+245389 + 245
    634
  3. 1897+24651897 + 2465
    4362
  4. 999+11999 + 11
    1010
  5. 5074+9285074 + 928
    6002

네 번째를 눈여겨보세요. 일의 자리에서 받아올림이 나고, 그것이 십의 자리에서 또 받아올림을 내고, 백의 자리에서 다시 냅니다. 받아올림이 연달아 세 번 일어나 자리가 하나 늘었습니다.

연습 4 — 세 수 더하기 셋

올라가는 값이 1을 넘는 자리가 어디인지 함께 적으세요.

  1. 46+57+6846 + 57 + 68
    일의 자리 6+7+8=216+7+8=21 이라 1을 적고 2를 올립니다. 십의 자리 4+5+6=154+5+6=15 에 2를 더해 17이니 7을 적고 1을 올립니다. 171.
  2. 99+99+9999 + 99 + 99
    일의 자리 27이라 7을 적고 2를 올리고, 십의 자리 27+2=2927+2=29 라 9를 적고 2를 올립니다. 297.
  3. 123+456+789123 + 456 + 789
    일의 자리 18이라 8을 적고 1을 올리고, 십의 자리 2+5+8=152+5+8=15 에 1을 더해 16이라 6을 적고 1을 올리고, 백의 자리 1+4+7=121+4+7=12 에 1을 더해 13. 1368.

연습 5 — 세로셈 뺄셈 다섯

답을 낸 뒤 도로 더해 검산까지 하세요.

  1. 604−358604 - 358
    246. 246+358=604246 + 358 = 604 로 맞습니다.
  2. 800−356800 - 356
    444. 444+356=800444 + 356 = 800.
  3. 1000−71000 - 7
    993. 993+7=1000993 + 7 = 1000.
  4. 3004−17283004 - 1728
    1276. 1276+1728=30041276 + 1728 = 3004.
  5. 620−185620 - 185
    435. 435+185=620435 + 185 = 620.

세 번째는 빌릴 것이 없는 자리를 셋이나 지나갑니다. 천의 자리까지 올라갔다가 내려오면서 9가 둘 서는 것을 눈으로 따라가 보세요.

연습 6 — 세로셈 곱셈 다섯

답을 내기 전에 자릿수부터 어림해 적으세요.

  1. 34×2734 \times 27
    두 자리끼리이므로 세 자리 아니면 네 자리입니다. 918.
  2. 36×2436 \times 24
    864.
  3. 108×7108 \times 7
    세 자리에 한 자리이므로 세 자리 아니면 네 자리입니다. 756.
  4. 305×24305 \times 24
    가운데 자리가 0이라 자리별 곱 여섯 중 둘이 0입니다. 6000+1200+0+0+100+20=73206000 + 1200 + 0 + 0 + 100 + 20 = 7320.
  5. 125×8125 \times 8
    1000.

36×2436 \times 24 를 자리별 곱 넷으로도 확인해 보세요. 30×20=60030 \times 20 = 600, 30×4=12030 \times 4 = 120, 6×20=1206 \times 20 = 120, 6×4=246 \times 4 = 24. 더하면 864입니다. 검산 (다) — 같은 것을 두 방법으로 계산하기 — 를 여기 쓴 것입니다.

연습 7 — 몫과 나머지 열

각각 a=b×q+ra = b \times q + r 꼴로 적고 0≤r<b0 \le r < b 인지 확인하세요.

  1. 17÷517 \div 5
    몫 3, 나머지 2. 17=5×3+217 = 5 \times 3 + 2
  2. 100÷7100 \div 7
    몫 14, 나머지 2. 100=7×14+2100 = 7 \times 14 + 2
  3. 84÷1284 \div 12
    몫 7, 나머지 0. 84=12×784 = 12 \times 7 — 나누어떨어집니다
  4. 45÷645 \div 6
    몫 7, 나머지 3. 45=6×7+345 = 6 \times 7 + 3
  5. 1000÷31000 \div 3
    몫 333, 나머지 1. 1000=3×333+11000 = 3 \times 333 + 1
  6. 23÷2323 \div 23
    몫 1, 나머지 0. 23=23×123 = 23 \times 1 — 나누어떨어집니다
  7. 9÷109 \div 10
    몫 0, 나머지 9. 9=10×0+99 = 10 \times 0 + 9 — 몫이 0일 수 있습니다
  8. 77÷977 \div 9
    몫 8, 나머지 5. 77=9×8+577 = 9 \times 8 + 5
  9. 144÷11144 \div 11
    몫 13, 나머지 1. 144=11×13+1144 = 11 \times 13 + 1
  10. 60÷860 \div 8
    몫 7, 나머지 4. 60=8×7+460 = 8 \times 7 + 4

연습 8 — 나머지만 쓰는 자리 셋

  1. 오늘이 월요일이면 50일 뒤는 무슨 요일인가요.
    50=7×7+150 = 7 \times 7 + 1 이라 일곱 바퀴를 돌고 1이 남습니다. 월요일에서 하루 나아간 화요일입니다.
  2. 지금 10시일 때 15시간 뒤는 몇 시인가요.
    10+15=2510 + 15 = 25 이고 25=12×2+125 = 12 \times 2 + 1 이라 1시입니다.
  3. 28642864 를 9로 나눈 나머지를 자리별로 줄여 가며 구하세요.
    2는 나머지 2, 28은 9×3+19 \times 3 + 1 이라 1, 16은 9×1+79 \times 1 + 7 이라 7, 74는 9×8+29 \times 8 + 2 라 2입니다. 나머지는 2이고, 2864=9×318+22864 = 9 \times 318 + 2 로 맞습니다.

정리

  • 자연수는 자리로 값을 정합니다. 0은 값이 아니라 자리를 지키는 표시이고, 자리가 하나 올라가면 값이 10배입니다. 10배인 것은 수의 성질이 아니라 밑을 10으로 잡은 약속입니다.
  • 받아올림과 받아내림은 "윗자리 하나는 아랫자리 열"이라는 한 문장입니다. 연달아 나는 자리에서 실수가 가장 잦고, 뺄셈은 답에 뺀 수를 도로 더해 검산합니다.
  • 세로셈이 자리를 맞추는 것은 같은 자리끼리만 더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소수점이 들어오면 맞추는 기준이 오른쪽 끝이 아니라 소수점으로 바뀝니다.
  • 곱셈 세로셈의 줄 수는 아래 수의 자릿수만큼, 자리별 곱의 수는 두 자릿수를 곱한 만큼입니다. 한 칸 미는 것이 10배이고, 답의 자릿수는 미리 어림해 둘 수 있습니다.
  • 나눗셈은 a=b×q+ra = b \times q + r 과 0≤r<b0 \le r < b 로 몫과 나머지를 한 쌍으로 정합니다. 요일이나 시계처럼 몫을 버리고 나머지만 쓰는 자리가 따로 있습니다.

나머지가 0인 자리, 즉 딱 나누어떨어지는 짝을 모으면 무엇이 보일까요. 다음 글이 수를 곱으로 쪼개 두는 법을 세웁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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